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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덕후극 _미들 마치/16. 55-59 장

고전소설 덕후극_미들마치_16_55-59장

by 북인더갭 2024. 3. 12.

듣자니까, 리드게이트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빚을 진 모양이야.

조만간 로저먼드가 찾아올 테지.(964)

 

빈시 씨는 딸과 사위를 생각하며 한숨을 쉰다.

 

커소번 신부가 죽으면서 이제부터 소설의 무게중심은

리드게이트와 로저먼드에게로 옮겨진다.

또한 뭔가 과거가 있을 것 같은 은행가 벌스트로드도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리드게이트의 사촌인 젊은 대위가 신혼집을 방문했다.

남성 편력이 있는 로저먼드는 아주 살판이 났다.

남편이 만류했는데도 로저먼드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하지만 여보, 집 안에 있어도 사고가 안 일어나란 법은 없잖아요.”

(로저먼드 왜케 고집이지?)

 

당신 일에 관해 판단을 내리는 건 내 역할이야.”

(이런 태도로 나올 줄 알았어.

리드게이트는 대화법부터 배우고 결혼을 했어야 함)

 

이렇게 다투고서도 임산부인 로저먼드가 남편의 사촌과 말을 타러 나갔다는 사실.

그런데 말이 놀라 푸드득거리는 통에 (산모가 다친 건 아니지만)

유산을 했다는 사실.

 

막 개업한 의사가 그 지방의 최고 미인과 결혼을 했다,

정원이 딸린 멋진 집을 빌렸다,

은식기구도 샀다,

고풍스런 가구도 모조리 샀다.

그런데 환자들은 형편이 어렵다고 진료비를 밀리기 일쑤다.

전염성 열병 병원은 그의 이상을 펼칠 실험실이나 마찬가지다.

운영비를 은행가 벌스트로드에게 받을 뿐 보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란 말이다.

 

상황인즉, 수중에 돈이 땡전 한푼 없단 소리다. 빚만 늘어가고, 독촉장은 슬슬 날아온다.

 

미들마치 BBC 미니시리즈 - 의사 터시어스 리드게이트

 

부인한테는 말하지 못하고 어떡하든 혼자 해결하려고 리드게이트는 끙끙거렸다.

그런데 임신 중인 부인은 자신의 사촌이랑 굳이 말을 타다 유산까지 했다.

 

로저먼드가 몸을 추스른 후, 남편은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을 부인에게 전했다.

 

당신이 알아야 할 일인데, 얼마 동안 담보를 잡히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소,

그래서 사람을 오게 하여 가구 목록을 만들어야 해요.”

 

 

지금까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살아온 데다

꿈이라고 한다면 자기 취향에 더 꼭 맞는 새로운 방종을 하는 것밖에 없는 젊은 여자에게

이 별안간의 시련이 어떠한 것인가를 자세히 상상하기란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1007)

 

 

(조지 엘리엣, 어쩜 이렇게 예리하면서도 시원하게 인물을 형상화해주냐!

로저먼드에겐 막 꾸린 가정을 남편과 함께 오순도순 가꿔나갈 맘이 1도 없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줄 스폰서를 원했다는 말씀.

이런 여자 위험하다. 피하는 게 좋다.

그런데 비주얼이 탁월하니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전형의 캐릭터로 재탕 삼탕 되는 것이다.

외모가 예쁜 여자들은 남성들의 로망이니까)

 

로저먼드는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계속 우긴다.

미들마치를 떠나요, 런던으로 가요, 준남작인 당신의 숙부님께 부탁하세요, 돈 좀 보태달라 하세요.

 

쓸데없는 소리 마요. 내 판단에 따라요.”

 

(속 터지는 소리하는 마누라에게 화가 났겠지. 하지만 넘 고압적이군.

이 남자도 문제가 심각해.

이런 태도로 나오면 옳고 그름을 따질 수가 없거든.

무시당했고 존중받지 못했다는 분노와 수치심에 상대방은 더 당당해지거든.

스스로의 잘못은 다 잊어버리고 깡패 같은 상대방만 탓하게 되는 악순환만 남았네)

 

그럼 우리는 스푼이랑 포크도 없이 살게 되겠군요.”

 

미들마치 BBC 미니시리즈 - 로저먼드 빈시

 

로저먼드는 자신의 생활방식을 돌아볼 의지도, 인식도 없다.

아, 이다지나 얄팍하다니.

 

그런데 부부싸움을 한바탕 한 집에 윌 레이디슬로가 영문도 모르고 방문한다.

노래나 부르며 차나 마실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러나 로저먼드는 완전 날카로운 상태였다.

또한 미들마치에서 자신이 최고 미인이라고 자부하던 로저먼드였다.

당연히 윌도 자신을 추앙하리라 확신했는데, 웬걸.

윌이 커소번부인을 깊이 흠모한다는 사실에 로저먼드는 벌써부터 질투를 느꼈다.

(정말 대책없음. 어떻게 모든 이성이 너 님한테 반하리라 확신하니?

그 오만과 허영에는 약도 없으니 큰일이구나)

 

게다가 커소번의 일명 유언장 테러(!)는 미들마치에 은밀히 퍼지는 중이었다.

세상에 비밀이 어디 있겠는가.

소문의 당사자인 윌 코앞에서 로저먼드는 윌에게 보복성 발언을 쏟아낸다.

이 더러운 기분, 이 끝없는 불안, 이 지루한 권태, 이 폭군 같은 남편를

그렇게라도 잠시 잊고 싶을 뿐이다.

런던으로 간다더니 아직 안 갔어요? 왜 안 갔어요? 누구 때문에요?...

 

정말, 이렇게 멋진 로맨스도 없을 거예요.

질투심 많은 커소번 씨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에 부인이”(1016)

 

대관절 그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터질 듯 새빨개진 윌의 얼굴. 쿵쾅거리는 윌의 심장.

 

모르시나요?() 커소번 씨는 만일 부인이 윌, 당신과 결혼하신다면

그 벌로 부인의 재산을 몽땅 빼앗는다고 유언보충서에 쓰셨대요.

당신, 그걸 정말 모르셨어요?”

 

 

다음 회 읽기 : https://bookinthegap.tistory.com/219